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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ficial Nature

감각없는 표면 [Senseless surface]
 

자연과 사물들이 만들어낸 풍경 사이에는 모호한 것들이 있다.
부조화한 풍경으로 자극하는 인공자연물은 사람과 사물 또는 사람과 풍경과의
경계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인간의 재료로 만들어지거나 산업폐기물로 재활용된 인공자연 조형물들은 일상 공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물이다. 이것은 어떤 특정 공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레 나타나 지루한 풍경과 충돌한다.
때로는 형상이 매우 조악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낡고 부서진 외형에서 오는 혐오감 마저 느낄 수 있다. 그런 조악한 풍경 안에서 사람들은 무감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이것은 사람들과 관계하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생각했다. 불분명한 정체성을 가진 이 풍경들은 지루한 일상적 풍경 안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이상적 장소와 연관되는 풍경을 가리키며 또 다른 유토피아적 풍경으로 끌어들인다. 나는 부조화하게 만들어진 모형자연을 통해서 어떤 이상적인 풍경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는 모순된 행위에 대해 관찰한다. 자연의 모습으로부터 과장되고 교묘하게 위장된 도시 속 인공자연물은 사람들이 연상하게 되는 이상적 풍경으로 끌어들이고 관망하게 하는 욕망의 상징이다.

주변의 도시 자연은 대개 인공적으로 조경된 관념적 경치들이다. 다른 지역으로부터 나고 자란 나무를 옮겨 심거나 거대한 바위를 깎아 자연석처럼 가꾸어 다른 자연물과 조경되며 서로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유명한 명소의 경관들을 모방한 관념적 조경 속에는 자연의 근원적 본질을 삭제한 인공자연물과 함께 뒤섞여 있다.

도시의 자연은 인공적인 대체물에 의해 밀려나고 폴리에스틸과 조명으로 꾸며진 관념적 자연으로 대체된다. 이런 특이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도시조경은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되는 것을 거부한다. 풍경을 관조하는 사이에서 존재하는 상상적 요소, 예를 들어 시간, 날씨, 계절 등의 변화에 따라 달리하는 풍경과 관조자 사이의 감상적 공백을 현대 도시자연은 단일한 조경으로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다. 이러한 자연은 감각 없는 표면이다. 그들은 어떠한 변화나 감성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무미건조하게 한 자리를 채우기만 할 뿐이다. 더불어 그런 모순된 경치의 주변을 사람들은 아무런 감각 없이 지나칠 뿐이다. 나는 이런 관념적 자연풍경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이것을 재현의 방식으로 따라간다.

2011 안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