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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중인 건축물의 풍경, 그 위에 덥힌 파란색 가림막, 그리고 그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바리케이드와 그 위에 그려진 풍경화가 있는 모습은 내가 도시 속 한 풍경에서 동시에 발견한 사소하고도 이질적인 세 개의 막이었고 이런 ‘막’들은 ‘풍경을 경계barrier화 하고 있었다. 이주를 거듭하며 풍경이 경계화되는 변화의 사이에 이런 장소는 매번 ‘공백의 상태’를 갖는다. 나는 이곳을 ‘사이의 풍경’ 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마치 방치된 빈 공터처럼 한시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상태, 또는 불안정한 상황을 격는다. 나는 이런 빈 공백의 경계를 바라본다. 임의의 상태에 있는 이 풍경 속에서 도시를 지향하는 풍경의 욕망의 잔해들을 바라보면서 유동하는 이주된 대상을 그리고 동시에 그림은 그 대상이 된다. 이곳은 경계 너머의 풍경이고 규정할 수 없는 모호함을 지닌 대신 "내가 무언가를 채울 수 있는 곳" 이다. 불안정한 레이어layer, 다시 말해 균형이 없는 불안정한 풍경을 보게 되는데 ‘공터’ 는 그런 공간이다. 나는 모본의 대상과 회화의 온전한 오버랩을 믿거나 바라지 않는다. 그 둘의 관계는 불가항력적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것을 인정한 태도를 갖고 풍경에 접근한다. 그런 균형이 덜 된 자리에서 그림은 하나의 막이 되고 풍경과 그림은 서로가 균형을 찾아가는 무리한 시도를 거듭한다. 그 사이에서 그림은 모본이 된 장소 안에서 또 하나의 레이어가 되려하고 풍경 안의 개체 또는 오브제가 되어 그 장면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