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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 사회 Suburb 2021

'교외 지역'이란 지리적으로 순도시지역과 순촌락지역사이의 '잔여지대'를 '도촌접점지역'이라는 지리학적 용어로 정의한다. 이것은 도시로부터의 접근 가능성을 기준으로 도시주변지역과 촌락주변지역으로 구분하는데, 이러한 '점이지대'는 사회학이나 지리학적 구조로 대부분 도시 인접 가능성과 연계성, 인구적 특성 등에 의해 지역의 가치를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나는 교외에 살면서 항상 풍경의 가변성을 경험한다. 소위 변두리라 부르는 교외 지역은 도시로부터 밀려난 시설이나 공단 등의 생산 시설 등이 밀집되어 있기도 하고 빈 공터로 장기간 방치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양상 아래 형성되는 소위 '점이지대' 로 분류되는 교외는 다시 말해서 ‘잔여지대’ 이다. 이 지역은 도시 경계에서 점점 밀려나면서 '점이지대'는 확산되고 동시에 도시를 지향하는 욕망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 탓인지 풍경은 매우 가변적이고 일시적이며 이동이 잦다. 이런 성향은 불완정성에 가깝고 무규정적인 느낌에 가깝다. 내가 처음 느꼈던 변두리의 불안정한 풍경들은 매우 혼란스럽게 혼재되어 있는 임시적 장소였다. 이 임시성은 어떤 풍경으로 규정됨이 없이 너무나도 미완성으로 구축된 불완전한 풍경이었다. 이런 뉘앙스는 마치 도시를 주축으로 끊임없이 소비되는 지역이라는 감상을 하게 된다. '부유하는 풍경', 이 표현이 교외라는 변두리 혹은 '점이지대'(잔여지대)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 안에서 서로 익숙하지 않는 레이어들이 순간 겹쳐지면서 만들어낸 불안정한 장면(풍경)들을 본다. 도시로부터 계급화된 지형의 자본적 가치를 어떤 익명성으로 바라보며 풍경과 관계한다. '점이지대'는 두 도시를 축으로 주변지역의 경계가 서로 겹쳐진 지역이다. 양가적으로 '점이지대'를 달리 말하면 서로 다른 문화나 성향이 겹쳐지고 섞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 혹은 풍경이 가능한 '생산적' 지역이라는 의미이다. 나는 이 해석에 더 많은 의미를 두고 있으며 가장 이끌리는 지점 이기도 하다. 불특정한 장면(레이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불안정성의 풍경은 나에게 가장 큰 매력을 갖는 풍경이고 장면이다. 이 조악한 풍경 속에서 나 또는 무언가의 특정한 개입으로 인해, 아니면 특정 시간대에 의해 발견되는 변두리의 드라마틱한 풍경을 그려낸다. 어떤 특정한 서사가 있지는 않지만 분명 그 풍경은 황홀하다. 이 경계의 장소에서 익명성에 가까운 폐허의 풍경들이 찰라의 순간에 드러내는 '존재성'을 경험할 때 나는 그 어떤 아름다운 장면보다도 황홀함을 느낀다. 주변부 이면서 동시에 풍경의 가치로부터 누락된 이 교외 사회는 미묘한 떨림이 있고 불안정성이 응축된 나의 자리이다.